목요일, 4월 27, 2006

~ 성공한다

인터넷에서 이런 검색어로 찾아봤다.


속속들이 들어가서 살펴보지는 않았고 단순히 제목만 훑었다. '변액 유니버셜보험 제대로 알면 성공한다' 따위의 검색 결과를 제끼고 보니 대략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 옷 잘입는 남자가 성공한다.
  • 내성적인 사람이 성공한다.
  • 나쁜여자가 성공한다.
  • 노는만큼 성공한다.
  • 토론 잘하는 사람이 성공한다.
  • 웃는 리더가 성공한다.
  • 꿈꾸는 자가 성공한다.

대부분이 책 제목인 듯 하다. 옷 잘 입으면서 내성적이지만 나쁘고, 항상 웃고 다니며 놀기도 잘 하지만 토론도 잘하는, 꿈이 많은 리더가 성공을 할 수 있을까? 뭔가 괴물같은 인간이 상상이 되기도 한다.

성공의 충분조건은 없지만 실패의 충분조건은 있다. 그러나 모든 것들이 상황에 따라 바뀌는 게 많아서 이런 쓸데없는 일을 하는 내가 한심스러울 때도 있다.

목요일, 4월 20, 2006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30년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30년을 일할 것이라는 소만사 대표 김사장.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이 사람은 더 이상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아니다. 한 사람의 경영자이다. 개발자 '출신' 경영자라고 해 두자. 일련의 기사(소프트웨어 개발자여 람보가 돼라,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30년)로 느낀 것이지만, 개발자에 대한 환상을 품고 있는 사람이 거의 확실하다.

먼저, 많은 SW 업체들이 외국제품과 비슷한 SW를 개발하는 이유는 적은 예산/기간으로 성공률 높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방법이 그것 밖에 없기 때문이다. 몇 개의 소프트웨어가 실패를 하더라도 버틸 수 있을 정도의 자금력을 가진 SW업체는 드물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외국의 성공한 SW를 벤치마킹하여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수 밖에 없고, 결국 장기적인 경쟁력 부재에 시달릴 수 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경쟁력 부족한 것이야 뻔한 결과이지만, 일단 발등의 불을 꺼야 하는 업체들은 장기적 경쟁력을 돌아볼만한 여유가 없을 것이다.

한 사람이 중요 모듈을 1~2년 개발하고 그 사람 외에 아무도 그 모듈에 대해서 모른다면, 잘못된 부분은 그 개발자가 아니라 그렇게 되도록 만들어진 회사의 개발 체계다. 모 회사에는 'Technical Writer' 라는 업무를 풀타임으로 담당하는 사람이 있다. 이 사람의 임무는 개발자들이 끄적거려놓은 것을 문서화 하는 것. 물론 개발자들은 대부분 악필이기 때문에 가끔가다 오타가 존재한다. 그런것은 개발자가 다시 한 번 보고 고쳐주면 그만, 개발자는 개발에 집중을 한다. 이런 technical writer가 없으면서 모듈을 다른 사람이 모르도록 만들어놓은 개발자를 탓하는 것은 개발자들에게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이다.

그리고 제대로 개발을 한다면, 김사장 말대로 '눈앞이 깜깜해질 정도'로 집중을 할 때도 있다. '끊임 없지 주변상황을 보고 경쟁회사의 기술동향을 파악'하면서는 눈앞이 깜깜해질 정도로 집중할 수 없다. 한 개발자에게 '눈앞이 깜깜해질 정도의 집중'을 요구하면서 '끊임없이 주변을 살펴 봐'야 하는 것을 동시에 요구하는 것은 좀 요구사항이 많아 보인다.

개발이 전문적이라 2주에 끝낼일을 1달 걸려 완성한다면, 그것은 일의 양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는 중간관리자의 무능을 뜻하고, 아울러, 일찍 끝낼때의 보상이 없다는 것을 뜻한다. 결국 능력에 따른 대우가 부재할 때 나타나는 현상일 뿐이다. 이 역시 소프트웨어 개발 체계가 미흡할 때 나오는 한 가지 현상이다.

개발자는 개발자이다. 일차적인 개발자의 임무는 주어진 기능을 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것. 나머지 문서화라던지, EQ라던지... 부수적인게 높으면 좋겠지만, 슈퍼맨을 고용하지 않는 한 그것은 불가능하다. 슈퍼맨에 의지해야만 회사가 발전할 수 있다면 그 회사는 뭔가가 잘못된 회사다.

단지 이 기사를 다른 각도에서 생각해 보자, 김 사장이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아니고, 소프트웨어 개발자 출신의 경영자라고 전제를 깔고,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능력에 대한 기대치가 매우 높아 많은 것을 기대한다고 생각하면 대략 이해가 가능하다. 여기에 대한 나의 개인적 평가는:

김사장님, 꿈도 야무지십니다.

금요일, 4월 14, 2006

소프트웨어 개발과 람보

이 글은 SW개발자들이여, 람보가 돼라??? 의 트랙백입니다. 그리고 문제의 기사는 "SW개발자들이여, 람보가 돼라" 입니다.

데브데이즈 2006에서 기조 연설로 행해진 이 연설은 이런 저런 상념에 빠지게 한다. 나는 그곳에 가 보지도 않았고, 단지 미디어다음의 기사와 그 기사에 대한 일련의 블로그 포스트를 본 것 뿐이지만 대략 어떤 상황이었는지 짐작이 간다.

솔직히 말하면 그 연설내용들은 그다지 틀린 말이 없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최고가 되려면 한 팀이 6개월 걸려도 못하는 일을 혼자서 한달만에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문제의 발언인데, 실제로 그런 개발자가 있다면 당연히 소프트웨어 개발자로써는 '최고'라고 칭호를 내리는데 있어서 아무도 주저함이 없을 것이다.

모두들 람보는 엄청난 전투력을 가지고 있고 일당 백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런데 왜? 왜 이 세상의 군인들은 대부분 람보가 아니고 총을 몇 번 쏘지도 못하고 람보의 M60기관총에 쓰러지는 엑스트라들일까? 왜 람보는 한 명밖에 없을까?

바둑 격언에 묘수세번이면 바둑 진다는 말이 있다. 묘수라는 것은 일거에 판을 뒤집을 수 있는 기가막힌 수다. 그런데 그걸 세번씩이나 두었음에도 불구하고 왜 질까? 다름아닌 묘수에 의존해야만 하는 상황을 만든 것 자체가 이미 질만한 이유가 되는 것이다. 경영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알고 있는 이 격언은 소프트웨어에도 똑같이 적용이 된다. 만약 엄청난 영웅에 의존해야만 좋은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수 있다면 이미 지고 있는 것과 동일하다.

나머지 발언들은 대부분 '개발자' 입장이라기 보다는 개발자를 고용하고 있는 '회사'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나름대로 이해가 가는 내용들이긴 하지만 여전히 심기가 불편한 내용들이 종종 들어있다. 예를들어 '눈앞이 깜깜해질 정도로 집중' 하다간 과로사 할 수 있다. 집중을 하면 시간가는지도 모르고 졸음도 없고 능률도 좋다. 단지, 누구나 자기 의지로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만약 자기 의지대로 할 수 있으면 수업시간에 조는 인간은 없을 것이다. 물론 대부분의 인간은 자기가 할 수 있고, 해야 한다고 느끼기만 한다면 집중하는데 있어서 별다른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단, 10분에 한 번씩 전화벨이 울리고 옆에서 고객이랑 전화로 다투는게 귀에 들리지 않는다면 말이다.

에... 그리고, 목숨을 걸고 일해본적 있냐는 질문에 관객들이 숙연해졌다고 했는데, 아마도 숙연해진 사람들은 둘 중 하나일 듯하다. 하나는 신출내기 개발자로 람보가 될 수 있다고 믿고 있는 사람으로 불가능한 일이라도 죽기아니면 살기로 달라붙으면 할 수 있다고 착각하는 사람 -- 불가능한 것에 죽기 아니면 살기로 달려들 경우 100% 죽는다 -- 과 말문이 막힌 사람 -- 개발자들은 파리목숨이란걸 다 안다. 하루하루가 목숨걸고 일하는 거다, 오죽했으면 21세기 미싱공이란 말이 나왔겠는가 -- 들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목요일, 4월 06, 2006

애플이 드디어 일을 저지른 듯

인텔-맥에서 윈도우즈를 올리고자 하는 많은 노력들을 애플이 못이기는체 하며 부트캠프라는 멀티 부트 매니저를 슬그머니 만들어 놓았다.

이곳에서 다운로드가 가능하다.

허허, 이제 부담없이 애플로 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