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5월 29, 2006

책 세로 쓰기

정확한 명칭은 잊어먹었고, 책을 꼽아놓을 때 책의 척추 부근에 씌여있는 책의 제목을 이야기한다.

여기는 책의 두께에따라 달라지겠지만 대부분 매우 좁기 때문에 가로로 제목을 쓰지 못하고 세로로 쓰게된다. 우리나라, 중국, 일본 같이 원래부터 세로로 쓰던 문자들은 거의 문제가 없지만 영어는 문제가 심각하다. 그래서 90도로 돌려 쓰는 것이 일반화 돼 있다.

여기서 선택이 필요하다 고개를 왼쪽으로 돌릴 것인가 아니면 오른쪽으로 돌릴 것인가 이다. 마치 자동차가 나와서 교통사고가 일어날 때, 우측통행을 할 것인가, 좌측통행을 할 것인가가 문제가 되듯이 여기에서도 선택이 필요하다.

미국은 고개를 우측으로 돌리는 시스템을 채택했다. 이에 반해 독일은 고개를 좌측으로 돌리는 시스템을 채택했다.

그렇지만, 이 규칙을 지키지 않을 경우 제제를 가하는 일은 없다.

금요일, 5월 26, 2006

부동산...

원체 이쪽에 관심이 없다가 최근 본의 아니게 엮여 들어가 상황 파악하는 중.

이거, 난장판도 이런 난장판이 없더구먼. 많이 돌아본건 아니지만 그래도 주욱 살펴본 결과 인터넷에서는 부동산에 대해 이러한 상황임을 알 수 있다.

1. 대부분의 포털사이트는 부동산 전용 사이트가 하나씩 있다.

2. 시세는 조사를 담당하는 특정 업체가 담당하는 듯 하다. 그 중에서 단연 국민은행이 압도적으로 신뢰도가 있어보인다. 그건 예전의 주택은행과 합병한 뒤로 당연한 것.

3. 시세의 조사는 모두 일일히 하지 못하므로 대부분 해당지역 부동산 업체가 시세를 조사하여 올린다.

4. 이러한 사이트들은 매물은 무지하게 많으나 대부분 부동산이 가짜로 올린 매물들이다. 전화걸면 '그건 팔렸고요...' 라고 안내한다. 아마도 부동산업체들이 자기 전화번호 올리려고 경쟁적으로 올리는 듯 하다.

5. 각각의 부동산 사이트를 좀 돌아봤지만 토론실이 가장 활발한 것은 부동산뱅크 였다.

이상이 부동산 사이트에 관련된 것들이고 이제는 그 내용에 대해

1. 늘 그렇듯 주제는 오를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과 내릴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의 대결구도. 예를 들면 어떤사람이 오른다고 주장하면 댓글로 '빚내서 사니 내릴 것 같아서 그러는거지?' 가 달린 다거나 내린다고 주장하면 '그래봤자 안내리니 지금이라도 빨리 사라' 라는 댓글...

2.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한 비판. 뭐 지금까지 그 정도 대책을 내 놓고도 부동산 오르는걸 잡지 못하니 그럴 수 밖에...

각각 어디서 퍼온글로 반박에 반박을 거듭하는데... 나름대로 추출한 몇가지 사항들은 다음과 같다.

1. 땅값, 오피스텔 값은 이미 폭락했다.

2. 거래 자체가 어렵다. (양도세 중과세, 실거래가 신고, 등등)

3. 아파트값이 내렸단 소리는 별로 없다. 그러나 올랐다는 소리는 간간히 있다. 사실 그나마도 거래가 없어서 확인 불가. (뭔 소리냐 하면 호가가 올랐다 내렸다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실제 그 가격에 거래가 없으면 아무 의미가 없음)

4. 대부분 내렸단 이야기는 토지나 오피스텔을 근거로 하고 있다. 반면 오를 것이라는 이야기는 소위 말하는 버블세븐 지역과 준 버블세븐 지역의 아파트 값을 근거로 하고 있다.

5. 버블세븐 지역의 재건축 아파트의 호가가 조금 떨어졌다. 말 그대로 '호가'가 떨어진 것이라 걸가 이루어져 호가가 시세가 되기 전까진 아무도 시세에 대해선 확신할 수 없다.

여기까진 대략 사실 나열이었고 이제부턴 추측.

1. 정부는 이미 신뢰를 잃은 듯 하다. 정부 관료들이 앞다퉈 '버블 붕괴'를 예언하지만 모두 시큰둥 하다. 이건 아마도 자업자득인 듯. 지금까지 수 많은 부동산 정책을 냈지만 그야말로 약발은 한달 정도 밖에 가지 않았기 때문. 게다가... 앞서 이야기한대로 이미 거래 자체가 수 많은 세금으로 꽁꽁 묶인 상태에선 아무리 버블이라도 터지지 않을 듯 하다. 비유하자면... 우유를 흔들면 거품이 난다... 그걸 터뜨리면 거품이 꺼진다... 그런데 거품을 너무 많이 낸 후 얼리면 거품이 꺼지지 않는다...(우유를 거품내서 얼린걸 아이스크림이라 한다) 지금은 얼어붙은 상태다. 그래서 버블 붕괴라고 경고해 봤자 거품이 터질 수가 없다. 얼어 붙었기 때문에.

2. 버블은 터지기 전까진 아무도 확신할 수 없다.

3. 강남집값이 20% 떨어지기 전에 이미 주가는 반토막 나고 경제는 바닥을 기고 있을 것이다.


여기서 부턴 추측

1.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건 풍부한 유동자금 때문이고, 풍부한 유동자금은 경기부양을 위한 저금리 정책 때문이다.

2. 정부는 이 부동자금이 증권이나 중소기업으로 몰려서 경기가 부양되기를 바라지만, 몽땅 부동산으로 몰리니 막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3. 부동산 쪽으로 몰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 양도세 실거래가 부과와 양도세 차익 환수 조치를 내림(부동산으로 번 돈은 회수 하겠단 의도)

4. 유동자금을 회수하려면 금리를 올리는 긴축정책이 필요한데, 금리를 올리면 가장 먼저 타격받는건 기업체들이란걸 모두 알고 있다.

5. 따라서 '부동산-only 금리 1%'를 위해 금리를 올리는 대신 부동산 보유세 1% 정책을 내 놓음.

이제부턴 집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심리 상상

1. 양도세 실거래가 부과와 차익 환수 때문에 비싼놈 하나로 몰기. 결론적으로 싼 아파트는 더 싸게, 비싼아파트는 더 비싸게 양극화 심해짐.

2. 보유세 1%가 아플 수도 있지만 어차피 양도해 봤자 양도세를 끔찍하게 물기 때문에 거래를 하고 싶던 말던 거래가 안됨. 예를들어 보유세 때문에 50평짜리 아파트 팔고 40평으로 간다고 치더라도 (1) 매물 자체가 없고, (2) 나중에 집값이 오르든 내리든 손해다.(오르면 집값이 오른 가격으로 보유세가 메꾸어질거고, 내리면 어차피 보유세도 따라 내리니 별 상관 없다)

3. 따라서 다주택 보유자도 팔지 않고 나중에 자녀 결혼하면 증여세 물고 증여를 하기로 결정한다. 지금 상황을 보면 자식 집하나 해 주기 힘든데 꾹 참고 버티면 나중에 그래도 애들 시집 장가 갈때 번듯하게 집하나 마련해 줄 수 있다.

4. 보유세는 1가구 1주택 보유자일 경우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 운좋게 (아니면 선견지명이 있어서) 좋은데 자리잡아 괜찮은 주거환경에서 평생 살아갈려고 하는데 팔 생각도 없는 아파트 시가가 올랐다고 시가의 1% (10억이면 천만원)를 내라는 건 무척 억울한 이야기다. 그렇다고 팔고 나가자면 무거운 양도세가 기다리고 있다.

...
..
.

아까 말한 대로 보유세란 것은 다른 말로 '부동산-only 금리' 인데 금리라는 것은 투자의 개념을 가지고 있다. 1가구 1주택에 팔 생각이 없는 사람에겐 가격의 의미가 없다.

내가 좋아하는 극단적인 상상을 이란걸 해 보자. 어떤 사람이 1억에 집을 샀고, 집을 산지 하루만에 집값은 100억이 됐다. 이 사람은 보유세로 일년에 1억씩 내야 한다. 10년동안 살다가 팔기 하루 전에 집값은 도로 1억이 됐다. 양도세는 내지 않지만 억울하지 않을까? 이 사람을 구제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나? 이 사람 입장에서는 end-to-end로 봤을 때 집값은 변동이 없다. 따라서 보유세라는게 시가로 매겨진다는 것이 무척이나 억울하고 비 합리적인 것이다. 팔기 전까진 집값이 얼마다라는 것을 알 수 없다. 만약 보유세가 제대로 먹혀들게 하려면 중간에 낼땐 내더라도 나중에 팔때 가격을 참고하여 그동안 받았던 보유세를 환급하는 조치가 필요할 것이다.

양도세'만' 메기는 것은 어떨까? 다시 극단적인 상상 들어간다. 이 사람이 1억에 집을 산 다음에 전국적으로 집값이 올라 100억이 됐다.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려한다. 비슷한 수준의 동네에 비슷한 크기의 집이 100억이다. 근데 양도세 차익 중과세 때문에 100억 중 50억은 세금으로 내야 한다. 50억으로 갈 수 있는 곳은 크기가 반 밖에 안되는 집이다. 갈등 때리다 걍 전세주고 그 동네 전세로 들어가기로 한다.

팔아서 현금을 쥐기 전까지는 그 아파트의 가격이 얼마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걸 전제로 세금을 메긴다는 것도 우스운 일이다. 팔아서 현금을 쥔다고 하더라도 비슷한 다른 아파트를 사는데 들어간다면 양도세 차익을 과세하는 것도 그리 합당해 보이진 않는다. 모두 억울한 사람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러한 불합리한 점은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부동산을 투자목적으로 활용한다는 전제가 깔려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동산을 사는 이유는 뭘까? 주식은 망하면 아무것도 없지만 부동산은 아무리 망해도 집은 남아있지 않은가? 물론 돈 빌려서 집 산사람들은 아니겠지만.

해결책은 뭘까? 나도 모르겠다. 그걸 알고 있다면 당장 번듯한 정책 만들어 제안했겠지 여기 이렇게 앉아있질 않았을 것 같다. 한가지 확실한 건, 사람들은 경제가 불안하면 완전히 망해도 집이라도 남는 부동산을 선호한다는 것.

월요일, 5월 22, 2006

자동차 요일제 (다시)

예언대로 돼 가고 있다. 먼저 나의 예언부터 보시라.

'내달부터 공공부문 승용차 요일제... 고유가 극복 강제 조치' ... 얼마나 멋진가. 공공부문 부터 강제 요일제가 시작된다. 아마 자율요일제로 은근슬쩍 시민의 반응을 떠본 결과 강제화 하더라도 큰 무리가 없다고 판단한 결과이리라. 이번 결과로 공공부문에서는 자동차의 가치가 1/5 하락했다.

그럼 우리 모두 듀얼 번호판 시대로~

금요일, 5월 19, 2006

영화 - 다빈치 코드

나도 가끔가다 나와 안 맞는 짓을 할 경우가 있다. 어제는 전세계 동시 개봉작인 다빈치 코드라는 영화를 봤다. 그 동안 기독교 단체들이 방송 불가 신청을 한다던지 해서 유명해진 바로 그 영화다. 난 책을 보지도 않고 봤기 때문에 책을 먼저 읽은 사람은 이해를 하는데 나는 이해를 하지 못한 부분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한다.

이건 여담이긴 하지만 내가 위 링크를 따라가면 커다란 검은 바탕 화면에 왼쪽 위에 조그마한 x-box가 나타나고 팝업이 차단됐다는 메시지만 뜬다. 팝업차단은 당연하다고 치고, x-box는 플래쉬를 차단했기 때문이다. 플래쉬의 active-X 모듈은 설치하되 disable 시켜놓으면 이런 현상이 벌어진다.

이 영화를 보고 스포일러 없는 감상평: 남자주인공(이름이 뭐더라?)이 왜 이 사건과 연루됐는지 아직도 모르겠다. 역사를 좋아하고 상징물에 대한 해독능력이 뛰어난 것은 인정하지만 그것만 가지고는 목숨이 왔다갔다하는 이번 사건에 연루된 까닭을 도저히 모르겠다. 혹시나 내가 놓쳤을 가능성도 있다.

그리고, Holy Grail(성배)라고 하는 것의 '힘'이 도대체 뭔지가 애매했다. 단순한 사실만으로써 힘을 발휘하지는 않을 것 같다. 이해가 안가는 것 중 또 다른 하나는 체포 장면. 내가 형사라면 적어도 사실 확인을 위해 옆에 있던 사람들을 '증인' 혹은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를 하겠지만, 이 형사는 거들떠 보지도 않고 (이전에 상당한 대화를 나눴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만 체포하고 나온다.

전반적으로 퍼즐을 풀어나가는 스토리에 반전이 거듭된다. 대부분의 픽션이 그렇겠지만 이 다빈치 코드는 다른 사람을 잘 속이기 위한 진실 70% 거짓 30%의 황금률을 잘 지킨다. 특히, 진실 70% 중에서는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지만 꽤 흥미를 유발하는 것들 (예를 들면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자신의 지식을 다른 사람이 알지 못하도록 글씨를 거꾸로 썼다. 그래서 쉽게 읽으려면 거울이 필요하다)도 있으므로 사람들은 거기에 빠져들게 된다. 어차피 아무도 모르는 30%는 그야말로 풍부한 상상력으로 메꾸어 넣었다.

다 보고난 후의 한마디 감상평: 기독교 단체들이 상영불가 시위 및 전단물 배포 행위가 혹시 영화 홍보를 위한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개연성 있는 허구의 내용인 소설을 영화화 한 것일 뿐인데... 혹 '개연성' 부분에서 문제 삼고자 한다면 오바가 심했다.)

금요일, 5월 12, 2006

서평 - 리눅스 디버깅과 성능 튜닝

오랜만에 다시 공짜 책을 받아서 서평을 한 번 더 써 본다. 사실은 공짜가 아니었다... 놈들이 날 베껴먹으려고 작정했다... 어쨌든 책 값으로 소모된게 아니기 때문에 '책은 공짜'가 엄밀히 틀린말은 아니긴 하다.

책은 리눅스 디버깅과 성능 튜닝이다. 개인적으로 리눅스 보다는 프리비에스디를 선호하면서 은근히 접근기회가 적은 운영체제인 리눅스에 대한 책이라 대충 훑어본 것이긴 하지만(난 모든 책을 대충 훑어본다) 그런대로 느낌을 적는덴 부족함이 없으리라(는 망상을 해 본다).

리눅스는 아니었지만 나의 디버깅 스토리에서 상위를 차지하는 에피소드는 이런게 있다:
때는 90년대 중반 졸업논문을 뽑아내기 위한 나의 프로그램은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었다. 사실 막바지라기 보단 졸업때가 다 될때 까지 논문주제가 오락가라해서 시작을 늦게 했던게 치명적이었다. 상황 자체가 이미 갈때까지 갔으므로 프로그램을 완성해야 졸업이 가능하다. 완성이라는게 단순히 코어덤프 없이 프로그램이 도는게 아니라 내 이론이 기존의 방법보다 눈꼽만큼이라도 성능이 향상된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므로 디버깅 뿐 아니라 퍼포먼스 튜닝까지 포함어야 할 상황이다.
문제는 이 프로그램이 성능향상을 위해 멀티스레드에다가 분산된 컴퓨팅환경에서 작동한다는 사실이다. 믿었던 GDB는 멀티스레드환경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 어딘가 메모리 누수가 있는데 잡질 못한다. 멀티 스레드 환경에서는 브레이크 포인트라는 부르조아틱한 디버깅 기능은 망상에 지나지 않았다.
선택은 최종적으로 상용툴의 한 달간 공짜 체험판... 퓨X파이 라는 상용 툴은 당시메모리 누수에서는 최고였고 점진적링크가 가능해 옆 연구실에서는 30분 걸리던 링크 시간이 단 몇 십초로 줄어드는 효율성 향상을 보여주는 꿈의 개발툴이었다.
나는 그냥 어차피 한달 후면 졸업논문은 통과 아니면 탈락이니까 그놈을 썼다. 결과는 매우 성공적이었다. 그 이후 약 1년간 메일에 제품을 사지 않겠냐는 메일에 시달렸지만 그 정도는 가볍게 무시를 했다. 성공적으로 졸업하고 들어온 회사에서는 어디선가 퓨X파이의 상용라이선스를 사다가 월 캐비넷에 곱게 처박아 두고 있었으니 잘 쓴 댓가로 홍보를 해 줄 필요도 없었던 상황이었다.

...
..
.

서설은 이 정도로 끝내고, 리눅스 디버깅과 성능튜닝은... 한 마디로 주방생활용품전문가게 느낌이 난다. 개발과 디버깅을 주로 하는 사람으로 비유를 하자면 집에서 솥뚜껑 운전하는 가정주부와 비교하면 될 듯 하다. 그저 요리 도구는 냄비, 칼, 그릇, 수저, 가스레인지 정도 알고 있는 주부랄까. 전문 분야가 있어서 찌개는 잘 하는데 튀김은 별로 하지 않는... (혹은 반대도)

이 가게에 들어오니 냄비도 다 같은 냄비가 아니다. 칼은 또 어떠한가? 칼만으로도 주방 한쪽을 다 채울 수 있을 느낌이 온다. 그리고 내가 항상 쓰던 도마... 아무래도 내가 잘 못쓰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친절한 설명은 고개가 끄덕여지고 지금까지 이걸 모르고 요리란걸 했던 내가 초라하고 한심할 따름이다. 아울러 그걸 사면 내 요리 실력도 한층 업그레이드 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런데... 아마도 사고 보면 그걸 샀다고 요리실력이 늘지는 않을 것이다. 칼은 칼일 뿐이다. 아무리 좋은 칼을 들고 있다고 해도 요리사의 실력이 뒷받침이 되지 않으면 돼지목에 진주목걸이일 뿐이다. 골프치는 사람들이 골프채에 돈을 투자하면서도 똑같은 말을 한다. 단, 그 사람들은 변명이 있다. 지더라도 골프채 탓은 하지 않는다고.

...
..
.

당신에게 마음에 드는 요리도구를 마음대로 고르라고 해도 주변 여건이 지원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예를들어 "이번에 등산 가는데, 비상식량, 모포, 여분의 옷, 텐트, 랜턴을 배낭에 넣고 남은 자리에 요리도구를 챙겨야 한다" 면 뭘 선택해야 하나? 몽땅 다 선택할 수는 없을 것이다. 자신에게 맞는 도구가 필요할 것이고, 어떻게 사용하겠다는 구체적이고 분명한 목표가 있어야 할 것이다.

늘 그렇듯이 도구는 사용법을 익히는데 걸리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이 책은 디버깅이 힘든 사람들에게는 매우 유용하다는 것에는 별다른 이견은 없다. 하지만 삐딱한 성격상 한 마디 하고싶은 건 참을 수 없다: 디버깅을 잘하기 위한 문턱을 낮춘 책이지 디버깅의 난이도를 낮춘 책은 아니다.

일요일, 5월 07, 2006

부동산

나도 여기에 관심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해서 여러 사이트를 둘러보았다. 각종 게시판을 둘러 보니 별의별 내용들이 많이 나오고 언론 발표와 소위 말하는 '전문가'들의 의견들을 퍼오는 사람들도 많이 있었다.

몇 군데를 주욱 살펴보니 '꾼' 들이 설치는 것도 보이고, 간간히 순진한 포스팅도 보이고, 여론 조장을 위해 고도의 술책을 펴는 사람들도 있었다. 요즘의 테마는 831, 330으로 이어지는 정책과 판교 신도시 분양, 그리고 과연 '거품'이 있는지 여부다.

나는 몰랐지만 테마와 함께 간단한 부연설명을 첨부

양도세 : 부동산을 팔때 내는 세금. 물건의 취득가격과 양도가격의 차액을 기준으로 산정된다. 이걸 실 거래가 기준으로 하냐, 공시지가 기준으로 하냐가 논란의 대상.

보유세: 부동산을 보유할 때 내는 세금. 논란의 여지가 많은 세금으로 위헌 소송까지 이야기되고 있는 듯 하다. 위헌의 소지는 양도세와 동시에 부과될 경우 이중과세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소위 말하는 '미실현 이익'에 대한 세금이라 실제로 가격 산정이 매우 힘들다는 것. 부동산 가격이라는 것은 사실 팔기 전까지는 예상가액에 지나지 않으므로 (옆집이 2년전에 1억에 팔았다고 해도 올해 우리집 가격이 1억을 하지는 않음) 여기에 세금을 매기는 것 자체가 좀 어불성설이다. 매물 자체가 없고 호가만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경우가 허다하므로 가격 산정은 더욱 어려워진다.

종합부동산세: 부동산 과다 보우자에게 매기는 세금. 지방세가 아니라 '국세'이다.

정확한 과세 대상이나 그런건 제외하고... 보유세 문제는 좀 논란의 여지가 많다. 위에서 언급했지만 팔고 사는데에는 실거래가 기준으로 양도세를 매긴다고 하지만, 보유만 하는 것으로는 가격을 알 수 없으니 보유세의 기준은 모호해진다.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하면 소득은 없지만 오래도록 잘 살던사람들을 내쫒는 경우가 발생해 버린다. '보유세 낼 형편 안되면 나가라'고 하는 것은 너무 잔인하다. 보유세 부담 때문에 나간다고 하면 양도세로 대표되는 거래세 때문에 점점 작은 집으로 쫒겨갈 수 밖에 없다. 1가구 1주택 양도세 비과세가 폐지되기 때문에 그렇다. 오르는 집값은 억제하면서 이런 억울한 사람을 발생시키지 않으려면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

부동산 거품문제도 논란의 여지가 많은 부분. 이 부분에 대한 정확한 평가는 도저히 알 수 없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모든 사람이 부동산 거품이 없다고 판단하는 순간이 거품이 가장 많은 순간일 것이다. 거품이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나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 중 상당수는 자기의 이익을 실현하기위해 특정상황을 조장하고자 하는 사람들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와서 이들의 이야기는 거의 믿지를 못하겠다.

판교신도시는 항간의 소문에 의하면 당첨되면 앉아서 3억을 버는 (주변시세 - 분당 -와 비교해서)것이라 로또가 따로 없다는 것이다. 10년을 묶이게 되긴 하지만 실제로 부동산으로 돈을 불리려는 목적이 아니라 실제로 거주목적으로 집을 사야 하는데 집값이 너무 올라서 분당에서 집을 사기가 꺼려지는 사람으로써는 그만한 것도 없었다. 안정된 직장에서 10년간 짤릴 걱정이 없는 사람이라면 최고라는 판단이다.

부동산 가격 상승을 막고자하는 노력은 많이 하는 듯 한데, 결정적으로 완전히 잡지는 못하는게 좀 문제가 있어보인다.

대표적으로 상승억제를 위해서 취한 조치가 양도세 중과세이다. 목적은 살때 가격보다 팔때 가격이 올랐으면 그 차액의 일정부분을 세금으로 회수를 하겠다는 건데, 부작용이 좀 있는 듯 하다. 이 때문에 거래 자체가 줄어들게 되면 그것도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질적으로 차액이 차액이라고 할 수 없는 경우라면 면제해 주는 것도 필요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살던집에서 딴곳으로 이사할 때 양도세를 너무 많이 내면 이사 몇 번 하다가 집안이 거덜날 수 있다. 그때문에 취했던 것이 1가구 1주택 양도세 비과세인것 같은데, 이것도 최근 없어졌다.

보유세는 아마도 금리인상을 하지 못하니 부동산-only 금리인상의 효과를 노리고 추진하는 듯 하다. 부동산 잡기 위해서는 금리인상이 최고라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으나, 하지 못하는 이유는 금리 인상은 여파는 부동산 보다는 주식이나 중소기업에 보다 더 큰 타격을 준다는 것을 뻔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보유세 1%라는 것은 아마도 부동산에 투자하려면 추가 금리 1%를 얹겠다는 의도인 듯 하나, 앞서 언급한대로 매우 잔인한 조치임에는 틀림 없다.

화요일, 5월 02, 2006

자동차 요일제

우려했던대로 자동차 요일제가 야아아아악간 변형이 됐다.

작년 콜롬비아로 출국하기 직전까진 '자율'요일제였는데, 지금은 어딜 봐도 '자율'요일제가 아니다. 은근슬쩍 자율요일제가 그냥 요일제로 바뀐 것이다.

예전에 10부제 -> 5부제(수준의 요일제)로 바뀐 것은 예측을 했었다. 10부제는 평균적으로 한 달에 두 번 돌아오는데, 요일제는 한 달에 네 번 돌아오기 때문. 일단 요일제 홍보를 위해 '자율'이라는 딱지를 붙이고 퍼지는데 성공했다고 판단했는지, 지금은 슬그머니 '자율'이라는 명목을 없애고 있다.

다시 하나 예언을 하자면, 조만간 교통대란(오일쇼크나, 무슨 행사 같은것)이 올 때 요일제를 강제화 할 것이다.

요일제 혜택을 보면 상당히 많을 것 처럼 느껴진다. 예를 들어 보험료 할인이라던지 주차장 할인이라던지... 하지만 자동차라는 것은 타고 다니려고 구입하는 만큼, 타고다니지 않으면 오히려 손해라는게 내 주장이다. 아예 사질 않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것. 차값을 포함한 보험료 등등 모든 비용이 요일제일 경우 14%, 홀짝제일 경우 50% 할인이 되지 않는 한 개인 적으로 손해다. 사놓고 세워 두려면 뭐하러 사나?

나중에 요일제가 확대되고 (거의) 최종적으로 홀짝제를 강제 시행한다고 하면, 한 명이 차 두대 굴리는 것이 보편화 될 것임이 뻔히 보인다. 그러면, 그 때라면 오히려 차 한대에 번호판을 두 개 달고 다니는 듀얼 번호판이 음성적으로 퍼질 듯 하고, 그걸 양성화 하려는 대책이 나올 수도 있다.이 상황을 요약하자면, 홀짝제 상황에서는 차를 운용하려면 적어도 두 대는 있어야 하며, 도로상의 자동차가 줄어드는 효과 보다는 차만 한 대 더 사게 되는 효과 밖에 없는 것. 주차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듀얼 번호판 양성화가 현실적으로 더 좋다.

...
..
.

홍콩의 휴대전화 보급율은 100%가 넘는다. 즉, 모든 사람이 하나 이상의 휴대폰을 소유하고 있다는 말이다. 솔직히 우리나라는 휴대폰을 두개 들고다니는 사람이 거의 없다. 콜롬비아도 휴대폰 가입자가 급증해서 50%의 보급율을 넘어섰다. 그런데, 상당수의 사람이 휴대폰을 두 개를 들고 다닌다. 그 이유는 상호접속료가 무지무지하게 높게 책정이 돼 있기 때문이다. 같은 회사 가입자에게 전화를 할 때보다 3배 가까운 요금을 물게 되니 오히려 두 개의 휴대폰을 들고 다니는게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들을 겨냥한 제품이 듀얼 SIM card 제품. 하나의 휴대폰에 두 개의 SIM card를 넣을 수 있도록 설계된 제품이다. 이걸 들고 다니면 하나의 휴대폰으로 두 개의 휴대폰을 들고 다니는 효과가 있다.

자, 그럼 듀얼 번호판의 시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