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다니다 보면 이런 저런 일을 하게 된다. 그 중에는 걍 자체적으로 만들어 파는 물건도 있겠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거대 프로젝트에 직 간접적으로 연관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이번에 내가 연관된 케이스는 IT/통신업계 치고는 초 거대 프로젝트인 국방정보통신망 민자 사업이 되겠다. 작년 거의 한 해를 이걸로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은 약 반 년정도 되지만, 나머지 반년 정도는 한 일이 없기 때문에...)
뭐, 그건 그렇다 치더라도 이런 거대 사업들의 시작은 한 두 사람이겠지만 끝은 무지막지한 사람과 돌발변수로 그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다.
이번 사업에 앙숙관계에 있는 KT-데이콤이 컨소시엄을 구성을 한 것이라던지, KT의 무력행사라던지... 게다가 이번엔 4 개 컨소시엄이 몽땅 다 BMT 통과에 실패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제안서 작업 중 그래픽 편집작업과 인쇄작업만 억단위의 돈이 들어간건데 이번 사태로 인해 작업했던 제안서 자체가 고스란히 (봉인도 뜯지 않고) 도로 돌아오게 될 듯 하다.
중간 과정 다 생략하고 느낀 점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똑똑하고 사심없는 사람이 책임과 권한만 제대로 가지고 추진하지 못한다면 프로젝트는 거의 반드시 실패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어쨌든 이제 돌이킬 수 있는 상태는 지났고, 국방부가 '원점에서 재검토' 인지 아니면 'BMT만 다시'인지를 결정해야 할 때이다. 어떤 선택을 한다고 하더라도 그에 따른 역풍은 반드시 맞고야 말기 때문에 눈치는 무시하고 그야말로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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