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 블로그란 개념으로 네이버에 소개됐던 미투.
여기에 등장한 '낙장불입'개념.
여기 저기 이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다.
이러한 논쟁들은 나로 하여금 불현듯 명작게임 넷핵을 떠올리게 만든다. 물론 넷핵의 원조인 로그 (jrogue의 rogue...)와 디아블로의 하드코어 게임도 비슷한 개념을 가진다.
이 게임의 공통점은 '죽은뒤 로드가 불가능함'이다. 아... 물론 넷핵이나 로그나 편법을 써서 로드 전에 세이브파일을 백업해 둘 수 있다. 따라서 죽은 뒤 로딩이 기술적으로 불가능하지는 않다. 그런데, 그런짓을 하고 싶다면 넷핵에서는 추가적으로 제공해주는 기능이 있다. 이름하여 '탐험모드(explore mode)' 라는 것인데, 이 모드로 플레이를 하게 되면 죽어도 죽지 않는다. 만약 죽는다면 '계속할까요?' 라는 질문을 받는데, 여기서 '예'로 대답하면 다시 풀 체력으로 살아난다.
그런데, 이 게임을 하다 보면 이 게임의 매력과 중독성은 바로 '죽은뒤 로딩 불가'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로딩이 불가능하다보니 순간순간의 선택 시에 피를 말리는 아드레날린이 분비가 된다. 가장 허탈할 때가 잘 키운 캐릭터가 허무하게 죽음을 맞이할 때인데, 이는 하다보면 극복이 가능하다.
도대체 왜 두 가지가 차이가 날까? 하나는 모든 기능이 동일하고 단지 죽음만을 없앤 모드인데 왜 플레이시에는 재미가 없을까?
이 물음에 대한 나름대로의 대답은 이거다: 그 하나의 차이가 모든 규칙의 우선순위를 바꾸어버리기 때문이다. 쉽게 설명하자면 만약 죽어도 로딩이 가능한 넷핵이 있다면 그 게임에 나오는 'identify'란 스크롤은 전혀 무의미해진다. 게다가 저주받은 물건에 대한 위협도 강도가 다르다. 특히 지금 Amulet of life saving을 쓸 것인지 아니면 amulet of reflection을 쓸 것인지를 고민하지 않는다. 이 모든 아이템들의 가치가 바로 '죽은뒤 로딩 불가' 법칙에 따라 결정되어 있는 것이다.
미투나 플톡의 낙장 불입도 똑같다. 넷핵과 다른점은 넷핵은 단순한 게임이고 미투는 실제 네트워크에 존재하는 나 자신이라는 것이다. 즉, 넷핵은 죽으면 다시 시작하면 되지만, 미투는 다시 시작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이런 점에서 낙장불입이란 것은 어떤면에서는 매우 위험하지만, 그만큼 아드레날린을 분비하는 독특한 특징임에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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