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8월 03, 2009

[잡생각] 디렉토리 체계의 붕괴

자료를 정리하다 보면 늘 고민이, "과연 이 자료는 어느 디렉토리에 있어야 할까?" 이다.

예전에 나왔던 파일시스템 체계는 트리 형식을 따르고 있다. 루트부터 시작해서 원하는 파일까지 디렉토리를 선택하다 보면 어느 새 원하는 파일이 나온다. 우리는 워낙 이러한 체계를 오랫동안 써 왔을 뿐 아니라 컴퓨터로 구현하기에는 딱 알맞은 솔루션이라 그다지 깊게 고민하지 않았으나 사실 이러한 체계는 잘 생각해 인간의 사고방식과는 다른 불합리한 면이 있다.

인간의 기억 체계는 트리형식의 디렉토리가 아닌 더 복잡한 네트워크 형식으로 구성돼 있어서 실제로 트리는 그 사고체계의 극히 일부분만을 나타낼 수 밖에 없다. 예를 들어 '동영상', '문서', '실행파일' 로 나누어질 수도 있고, '작년것', '올해것', ... 이런 식으로도 나눌 수 있다. 뿐만아니라 '업무', '비업무', 또는 프로젝트별, 팀별, 과제별, 버전별 등등 수 많은 분류체계가 나올 수 있다.

이러한 체계를 트리 형식으로 디렉토리화 한다면 어떤 순서가 옳을까? 예를 들어 작년 8월에 했던 프로젝트 중 플랫폼 표준화와 관련된 워드문서를 찾는다면? "/작년8월/플랫폼표준화프로젝터/워드문서/해당문서" 혹은 "/프로젝트/표준화/작년8월/해당문서" 라야 할까?

어떻게 하던 이것은 자료의 일부분만을 체계화 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체계로 은근히 어려운 작업은 이런 것들이 있다: "워드문서만 백업", "작년문서 몽땅 백업", "표준화 문서 몽땅 복사", 등등... 다행히 디렉토리가 이러한 작업을 편하게 할 수 있게 구성되었을 가능성도 있지만 오히려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을 것이다.

자료에 대한 디렉토리를 선택할 때에는 이러한 문제가 극대화 된다. 기존의 디렉토리 체계에는 완전히 들어가는 것 같진 않은데, 그렇다고 해서 새로운 체계를 만들자니 어디에 만들어야 할 지 감이 안 서는 경우가 많다.

앞으로는 이러한 선택에 대해서 고민을 하지 않도록하는 체계가 나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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