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1월 26, 2006

컨설턴트과 점쟁이

요즘 들어 부쩍 이 둘 간의 공통점을 많이 느끼고 있다. 사실 '사기꾼'을 이 목록에 슬쩍 끼워 넣고 싶긴 하다.

둘 다, 의뢰자가 뭔가 문제가 있을 때 찾아 간다는 것이 공통점이 되겠다. 여기에, 은근히 마음속으로 뭔가 원하는게 있을 때 찾아가는 것도 덧붙일 수 있다. 둘 다 사실 '이럴리 없는데' 라는 것을 마음 속에 품고 있던지, '무슨무슨 대답을 해 줬으면 좋겠다' 라는 것을 무의식중에라도 가지고 있다.

둘 간의 차이는 그다지 많지 않은 듯 하다. 상대방의 문제에 대해 상대방 자신 보다 더 잘 알 수 있다는 것은 거짓말일 뿐이다. 단, 의뢰자 보다 객관적으로 볼 가능성은 있다. 사실 그것도 객관적이지 않고 컨설턴트 혹은 점쟁이의 주관이 어느 정도 들어간 것일 뿐이다.

둘 다 실질적으로 의뢰자가 원하는 말을 해 주면 된다. 그게 옳고 그른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컨설턴트나 점쟁이나 다 미래에 관한 내용만을 다루기 때문에 정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점쟁이 같으면 미래의 불확실성을 귀에걸면 귀걸이 코에걸면 코걸이 스타일의 대답으로 대체하거나 빠져나갈 구멍을 파 놓은 뒤 이야기를 한다. (예를 들면 행운의 색은 빨간색.... 같은 것으로)

컨설턴트는 입력데이터를 탓한다. 예를 들어 무슨무슨 통계 예측 자료가 부정확했다던지...

이런 모든 것을 종합했을 때, 컨설턴트나 점쟁이나 매 한가지로 어느 정도 독심술을 가진 사기꾼으로 수렴하는 것 같다.

토요일, 1월 21, 2006

예매 시스템 설계?

어쩌다 보면 좀 이상하게 보이는 것들이 있다. 물론 이상하다는 것도 내 개인 적인 기준이리라. 하지만... 예를 들면 이런것을 보면... 근본적으로 예매 시스템 자체가 좀 다르게 설계가 되어야 하지 않을 까 생각 한다.

이런 '폭주'성 서비스는 시스템에도 부담이 가고, 네트워크에도 부담이 많이가고, 결정적으로 사람을 피곤하게 만든다. 그럼 어떻게 하는 것이 바람직 한 것일까?

  1. 추첨 방식 : 사람이 몰리면 공평하게 추첨을...
  2. 웃돈 방식 : 더 필요한 사람이 프리미엄을 주고 신청. 경매를 통해 최고 가 낙찰 방식... 프리미엄을 어떻게 활용할 지가 문제. 암표 웃돈 주고 사는 것과 차이를 두기 위해 사회복지단체 기부 라던지...
  3. 위 두 방식의 절충 : 추첨을 하되 돈을 약간 더 주는 사람에게 약간의 당첨확률을 높이는 것.
  4. 심사 방식 : 어떤 기준을 가지고 가장 필요한 사람에게 배정한다. 문제는 기준. 객관적 기준을 제시할 수 있느냐가 큰 문제.

어떤 방식이 되던 간에 다음과 같은 성질을 가지고 있으면 성공
  1. 서비스 폭주는 없어야 한다. 즉, 특정 시간에 몰려서 시스템 다운이나 홈페이지 다운이 되지 않아야 한다.
  2. 정말로 필요한 사람에게 표가 가야 한다. 얼마나 필요한지는 사실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힘들기 때문에 모호한 '노력'으로 대체해도 된다. 표를 가지기 위해 노력을 더 많이하면 할 수록 표를 가질 확률이 높아져야 한다. 사실 모호한 '노력' 대신 '돈'으로 대체한 게 자본주의 사회겠지만...
  3. 표가 그렇게 배정된 것에 대해 받은사람이나 못받은 사람이나 '납득'이 가야 한다. 표를 갖지 못해 억울해하는 사람들이 없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실 1번만 제외하면 선착순도 나름대로 의미는 있는 듯 하다. 그러나 시스템 설계를 하다 보면 가장 피해야할 것이 바로 1번. 이 딜레마의 깔끔한 해결 방법은 그다지 많지는 않을 듯 하다.

수요일, 1월 18, 2006

노트북 사용기 - 후지쯔 라이프북 P7120SDM

닭의 추천으로 구입한 노트북. 서브 노트북이긴 하지만, 메인으로 쓸 생각을 하고 샀다. 가격은 확실히 부담없이 구입할만한 정도는 아니다. 많이 비교가 되고 있는 모델은 바이오 TX17LP 모델. 두 모델간의 차이는 사실 거의 없을 정도이다. 그래도 차이를 보자면, 후지쯔는 S-video단자, 무소음(팬 없음), 오른쪽에 USB 하나 더 정도, 소니는 카본으로된 껍데기, 표준 노트북 DIMM, 화면이 11.1인치, 상대적으로 적은 발열 정도일 듯 하다. 나머지는 거의 차이가 없거나 있어도 (나에게는)미미한 정도다.

쓰는 도중 느낀 것

  • 발열: 무릎에 놓고 쓸 것 아니면 별 문제 없을 듯 하다. 사실 뜨끈뜨끈 하다. 무릎에 놓고 쓰면 데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러다 이놈 열받아서 픽 가는 것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 이지만 신경만 끄면 별것 아닐 듯.
  • 지문인삭장치 : 왜 여기에 있는지 모르겠다. 언제부턴가 작동을 하지 않던데, 그냥 없었으면 좋겠다.
  • 키보드 : 도시바를 쓰다보니... 키 감은 꽤 괜찮게 느껴진다. 특별히 오타도 많이 나지 않는다.
  • 화 면 : 1280은 마음에 드나 768은 아무래도 좀 부족한 느낌. 하지만 해상도가 더 높았다간 글자 판독이 불가능 할 테니 그것도 별로... 결론은 스파이더 할 때 좀 불편한 것 빼고는 견딜 만 하다. 화면 자체는 매우 좋다.
  • 메모리 : 원래 512가 기본인데, 1G로 올리려다가 MicroDIMM이라는 구하기 힘든 규격이라는 말을 듣고 못 올렸다. 그러다 보니 지금 작업하는데 약간 메모리 부족을 느끼고 있다. 견딜만 하긴 하지만 그래도 약간 아쉽긴 하다.
  • 배터리 : 배터리만 가지고 사용해 본 적이 얼마 없어서 확인이 불가능하지만 실질적으로는 4시간이 한계라고 보여진다.

전반적으로는 만족한 상태. 요즘 콜롬비아 살면서 기대치가 상당히 낮아져서 그런지 그다지 불만이 없다.

목요일, 1월 12, 2006

또 다른 덫 - General Principles of Systems Design

이 책 또한 닭이 슬쩍 넣어 놓은 책. 대머리는 아니지만 공짜는 마다하지 않는 성격상 덥석 받아놨다. GEB, EGB와 더불어 목적이 수상한 책 중 하나이다.

책의 머리에도 나오는데, 이 책을 읽기 위해서는 선수과목 이수가 필요하다. 저자인 와인버그가 찍어 놓은 선수과목은 'An Introduction to General Systems Thinking' 이라는 자기가 지은 책인데... 솔직히 하나 더 있다. 바로 'Alice's Adventures in Wonderland and Through the Looking-Glass'라는 Lewis Carroll이 지은 '동화책' 이다. 국내에서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라고 소개가 된 책이라고 보면 된다.

아직 다 읽어 보지 않아서 뭐라고 속단할 수는 없지만... 확실히 목적이 의심스럽긴 하다. 나는 저 두 선수과목 중 General Systems Thinking을 읽어보지 않아서 (나머지도 사실 분위기만 알지 정확한 의미는 모르고 있다.) 공중에 붕 뜬 상태에서 구름을 잡고 있는 듯 한 느낌.

이것도 서평은 잠정 보류. (이렇게 닭으로부터 두 방을 먹었나?)

추신:

앞에 책... 선수과목이라고 적었는데... 선수과목이 아니라, Furthur Reading이라고 소개가 된다. 그리고 노파심에서... 책은 두 권이다. 하나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다른 하나는 '거울속으로' 라는 책.

화요일, 1월 03, 2006

괴델, 에셔, 바흐...

닭이 이걸 추천할 때 알아봤어야 하는데... 어쨌든 한 방 먹은 상태임을 부인할 수 없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1월 중순에 서평이 나갈 가망성이 거의 없다. 닭의 가방에 한글판 'GEB, EGB' 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서평이 안나갔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었다.

어쨌거나 책의 두께부터 시작해서 손쉬운 책은 아니긴 했다. 닭의 유혹에 넘어가 '자네라면 원서로 보게'란 말을 듣고 원서로 산 후로 이 책을 읽으려고 많은 노력을 했긴 했다. 물론 책이 쉽지 않은 것이란 예상은 이미 했었지만, 파견 기간 중에는 (적어도 1월 중순까지는)시간이 많이 남을 것이란 생각을 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읽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이 생각은 몇 가지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인해 거의 물거품이 되었다. 하나는 시차 적응 기간 예측 실패, 또 다른 하나는 고도에 의한 산소부족이다. 시차적응은 7시간 짜리 적응하는 것과 14시간 짜리 적응하는 차이가 엄청나게 크다는 사실. 적응하는데 약 10일 넘게 걸렸다. 유럽 갔다 온 경우라면 3일 정도면 충분히 적응하는데 여기는 그렇지 않았다. 고도에 의한 산소부족은 더 크다. 책을 읽다 보면 머리가 아파온다. 아마도 뇌가 소비하는 산소를 호흡이 받쳐주지 못하기 때문이리라. 요즘은 책을 읽다가 심호흡을 하는 버릇을 들이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현재는 책의 앞부분만 약간 읽은 상태다. 읽은 후 느낌은: 물리학과 박사과정을 거의 망칠 뻔 했다는 저자의 의견은 -- 이 책에는 별것 아닌 것 처럼 씌였지만 -- 사실이며 매우 처절한 현실이었을 것이라는 느낌이다.

어쨌든 간에 진짜 서평은 아마도 한참 후에나 가능할 듯.

국력의 차이

이번에 실감한 국력의 차이랄까... 외국인이 이 나라에서 신분을 증명할 만한 것은 사실 여권 밖에 없다. 그 외에는 그 나라에서 발행해 주는 기타 신분증이겠지만, 그 신분증이 발급되기 전까지는 여권이 유일한 증명 수단이다.

처음 콜롬비아에 도착해서 여권을 항상 가지고 다녔다. 그리고 통신부에 들어갈때에도 신분증을 출입증과 교환해서 들어갔다. 그러나 그 사실을 안 담당자가 기겁을 하더니 바로 내려가서 내 여권을 찾아왔다. 그러면서 절대로 여권을 가지고 다니지 말라는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여권과 귀중품은 몽땅 호텔 금고에 넣어 놓고 다니고, 여권은 복사를 해서 복사본만 가지고 다니라는 것이다. 여기에서는 호텔 금고를 생각하지 못했는지 대사관에 맡겨놓으라는 말도 같이 했다.

어쨌든 간에 "자신도 모르는 위험한 짓"을 하고 말았다. 이번은 사건이 터지기 전에 알아서 괜찮았지만 앞으론 조심을 해야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