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11월 15, 2005

서평 - 개인주의 시대의 경영원칙

이 책에 대한 닭의 서평을 읽고나서 이걸 입수해야겠다는 결심을 했고, 책제목과 분야가 내가 내돈주고 사긴 아까워 보여서 회사 정보열람실에 신청을 해서 입수... ^^V; 입수 후 주욱 한 번 읽었다.

... 그럼 서평 들어간다.

이 책은 독일 사람이 쓴 책이다. 따라서 일반적인 독자가 번역이 마음에 안 든다고 원서를 사본다거나 하기가 좀 힘들다. (물론 능력되는 사람이야 있겠지만, 그 사람들을 '일반적'이라고 할 순 없을 것 같아서...) 그래서 번역의 질이 사실 문제가 될 듯 하다. 번역의 질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높은 점수를 주기가 힘들 것 같다. 딱딱한 독일어를 번역하기가 힘들었겠지만, 아무래도 이해하기가 힘든 문장들이 많이 있고,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독일 문화를 바탕으로 살짝 비꼰 듯한 독어 표현을 한국말로 바꿔놓은 듯' 하다. 좀 더 비유적인 표현을 하자면, 글자들이 써져 있는 바닥에 유리가 덮여 있고 바닥에 보이는 글자들이 투명하게 보이는 것이 아니라 최대한 투명하게 만들려고 노력을 했지만 유리의 두께와 기스, 금으로 인해 투명성이 많이 훼손됐다... 정도이다. 하지만, 번역 품질을 논하기 이전에, 몇 가지 인정할 것은 있다. 이 책은 번역의 품질 때문에 읽지 못할 책은 아니다. 또한, 이 책은 제목과는 상당히 판이하게 매우 '신랄한 냉소'를 약간은 저속해 보일 수 있는 비유로 풀어 나가고 있다. 번역자로써는 매우 난이도가 높은 작업임을 인지해야 한다. 이런 모든 것을 감안했을 때에는 중상 정도의 번역품질이 아닌가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그 다음, 이 책이 타겟으로 하고 있는 독자층은 최고 경영자이다. 적어도 회사의 구조를 마음대로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정도의 경영자를 타겟으로 하고 있고, 이 책에서 독자에게 던지는 질문들은 모두 독자가 (최고)경영자라는 배경을 깔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바가 거의 말단에 존재하는 내 마음과 비슷하게 와 닿는 이유가 있다. '개인주의'라는 테마이다.

이제 내용으로 들어간다. 수 많은 폐부를 찌르는 비유가 있다. 하지만 배경으로 흐르는 주제는 일관적이다.


  1. 회사가 원하는 직원들로 가득 찬 기업을 만드는 구조는 더 이상 기업의 구조로서는 바람직하지 않다. 개인의 창의성을 이끌어 내야 회사가 발전할 수 있다.

  2. 개인은 변화시킬 수 없다. 개인은 스스로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낄 때만 변화한다. 다른 모든 개인의 변화 의도는 '잘못'된 것이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가 직원들을 변화시키고자 하면 개인의 창의성은 말살되어버린다.

  4. 좋은 회사는 개인의 개성을 창조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회사다.


이 책의 최대 실수는 제목 설정의 잘못이다. 제목이 책의 주제와 같아야 한다면 100점짜리였겠지만, 책의 제목과 책의 '분위기'와는 정 반대된다. 또한, 마케팅적 측면에서 '이 책을 사야겠다' 라고 마음을 먹게 만드는 그 무엇도 없다. 내가 잠깐 수박 겉핥기 식으로 배운 마케팅 강의에 의하면 이 책 제목은 빵점 짜리다.

닭 이 지루해진다는 후반 1/4 부분은 이미 반 이상 세뇌 돼버린 대기업을 타겟으로 하고 있다. 수렁에 빠져 가슴을 압박하고 있는 진흙을 인식하고 있다면 후반 1/4가 따끔한 바늘이 되어 가슴을 찌를 것이다. 이 바늘이 침술효과를 낼 지는 미지수. 책의 앞부분도 나오지만 이 책에서는 해결책을 제시하진 않는다. 일반적인 마음가짐과 방향뿐. 해결책은 당신이 만들어내야 한다. 이 책을 제대로 읽었다면 변화는 '조직'이 해야 한다는 것을 느꼈을 것이고, 개인은 변화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것이다. 어찌 보면 무책임하다고 할 수 있지만, 듣지도 않을 만병통치약을 선전하지 않는 것 만으로도 책임의 범위를 잘 알고 있다.

마지막으로 전에 포스트 했던 자동차 10부제에 대한 불평과 유사한 내용을 소개한다:

그리스의 수도 아테네에서는 회반죽을 칠하지 않은 집들을 흔히 볼 수 있다. 보기에
흉물스러워도 회반죽을 바르지 않는다
. 회반죽을 바른 가구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기 때문이다. 멕시코 정부는 대기오염을 감소시키기 위해 자동차 2부제를 시행했다. 한데 바로 그 때문에 자동차의 등록건수가 무려 네배 이상 증가했다. 고객 만족을 위해 이륙시간 엄수제도를 시행한 한 항공사는 승객들을 몇 시간씩 활주로에 방치하는 소동을 벌였다.... 출장경비를 줄이려던 석유회사는 화상회의를 실험했으나 그로 인한 커뮤니케이션 문제로 더 많은 출장 경비를 감당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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