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11월 21, 2006

넋두리

보소보소. 내 말좀 들어보소. 어디가서 하소연할 데도 없고. (혹시 닭아 자네 왕년에 삼바계를 주름 잡았고 지금도 Samba Tzigane 니 뭐니 해서 삼바에 대한 미련이 많을텐데 좀 도와 주지 않으련?)

사건의 발단.

우리 부서 서버로 사용되는 Win 2000 서버 기계가 웜에 감염되어 헛짓을 하기 시작.
원래 이 서버는 옛날 남던 기계에 FreeBSD + Samba로 파일서버로 사용되던 기계를 업그레이드 한 것. 내가 생까고 '알아서 하슈' 한 뒤 콜롬비아로 4개월간 잠적 후 복귀 하고 보니 그 기계는 최신 싸구려 완성품으로 바뀌어져 있었고 OS는 Win 2000서버로 깔린 상태였다.

OS가 뭐건 내 알바 아닌 상태로 지금까지 버티다 결국 웜에 의해 맛이 갔다. 태스크 매니저에 보면 a.exe, e.exe 같은 수상한 프로세스들이 점유하고 있었고 1분에 한 번씩 리부팅하는 것으로 보아 웜이 확실.

사실 전에 쓰던 FreeBSD + Samba는 그야말로 손탈일 없는 최적 솔루션이다. 가끔 하드웨어가 말썽을 부려 먹통되면 리셋 스위치 한방으로 대부분의 문제가 해결이 되었기 때문이다. 은근한 압력으로 인해 나보고 문제를 좀 해결하라는 분위기를 몰아 가니 다시 한 번 전과 같은 선언(내가 관리 하면 유닉스 깔아버린다는 협박)을 했는데 역시 그쪽도 'OS가 뭐건 알바아닌 상태'로 일관. 오기가 나서 밀어버리기로 결심했다.

이제 OS선택단계. 전에 사용하던 향수가 어린 FreeBSD(지금은 6.1버전이 나왔지..) 그리고 널리고 널린 리눅스, 마지막으로 SUN사에서 공짜로 뿌리기 시작한 Solaris for x86. 이번에 설치하는 OS의 목적은 '마이너 OS'를 설치함으로 인해 특정 OS를 노리는 무작위적 웜에서 벗어나기 위함이라 리눅스는 제외되었고 아직도 버리지 못한 '새로운 것에 대한 기대와 집착'에 따라 Solaris 선택.

그 전에 1분 마다 리부팅되는 기계에서 데이터 백업받는게 많이 까다로웠고 다른 하나의 넋두리로 씌여질지 모르니 건너뛰고 Solaris설치기로 넘어가자.

요즘은 OS설치 절차가 다들 간단해져서 좋다. 대충 그냥 next 버튼만 연타하면 알아서 깔아준다. FreeBSD는 CD 두 장이지만 Solaris는 자그마치 CD 7장(6장 + 언어팩)을 넣어야 설치가 된다. 그런거야 넣어 주기만 하면 되니 문제가 없다.

OS 깔끔하게 설치 후 로그인. 사용자 만들기 후 패키지 가는 것으로 들어갔다. 패키지는 solaris용으로는 http://www.sunfreeware.com에서 걍 다운로드 후 pkgadd로 설치할 수 있어서 괜찮다. 오직 samba와 samba를 깔기 위해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다운 받아 설치 했다. 중간에 inetd.conf 를 직접 에디트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아내는데 걸리는 몇 분을 제외하곤 매우 깔금한 설치였다.

문제는 여기서 부터 시작. samba 최신 버전(3.x)은 고질적인 i18n과 l10n이 예전 버전(2.x)과 다르다는 사실! default 옵션으로 해 보니 한글을 samba client에서 사용하는데에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유닉스에 들어가 보면 한글 파일이름이 몽땅 깨진다.

반나절을 고생하고 나서 알아낸 결과로는 samba 새 버전은 내부적으로 유니코드로 가 버렸고 유니코드를 알아듣는 Win XP, 200x 따위는 지네들이 잘 알아서 하니 괜찮고, 유니코드도 UTF-8로 해 버리면 '일반적'으로 서유럽어를 사용하는데는 전혀 지장이 없다.

이런 결론은 얻은 후 방안을 다시 찾아 보았다.

1. 어떻게 해서든 UNIX에서 EUC-kr 문자집합을 사용하도록 하는 것

codepage 949가 사라진 지금 shared library 형태로 된 CP949.so를 누군가 개발해 주기를 기다리기 전까지는 요원한 일...

Samba를 down-grade하는 방법도 있겠다.... 하지만 이래야 하나?

2. 이번 기회에 유니코드로 대 변신

여기는 문제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유닉스에서 유니코드를 사용하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 다른 하나는 백업을 다른 '유닉스'시스템에다 해 놨다는 것 ㅠ_ㅠ..

두 번째 문제는 ftp로 윈도우로 가져온 뒤 samba 연결 후 넣으면 (고생이 심하겠지만) 가능 하리라는 생각에 첫 번째 문제로 집중했다.

2.1 locale -a 해 보니 ko_KR.UTF-8이라는 로케일 설정을 주었다.
==> 잘 나오던 한글 메시지까지 깨진다. 이유는 터미널이 KSC-5601이기 때문에...

2.2 터미널(putty)설정에서 '강제로 UTF-8 해석'을 넣었다.
==> 메시지 잘 나오고 한글도 잘 보인다.... 하지만.... 한글 입력은 뷁.... 이건 한글 입력 자체를 유니코드로 해 줘야 할텐데....




결론은? ... 걍 이쯤에서 포기할란다.

댓글 1개:

파름 :

이 글을 읽는 사람이 몇이나 있겠습니까만은... putty에서 한글 입력이 안되던 문제는 Solaris에서 default .profile에서 stty istrip (최상위비트 강제 제거)라는 만행을 저질렀음이 밝혀졌습니다.

따라서 지금은 별 문제 없이 사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