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5월 26, 2006

부동산...

원체 이쪽에 관심이 없다가 최근 본의 아니게 엮여 들어가 상황 파악하는 중.

이거, 난장판도 이런 난장판이 없더구먼. 많이 돌아본건 아니지만 그래도 주욱 살펴본 결과 인터넷에서는 부동산에 대해 이러한 상황임을 알 수 있다.

1. 대부분의 포털사이트는 부동산 전용 사이트가 하나씩 있다.

2. 시세는 조사를 담당하는 특정 업체가 담당하는 듯 하다. 그 중에서 단연 국민은행이 압도적으로 신뢰도가 있어보인다. 그건 예전의 주택은행과 합병한 뒤로 당연한 것.

3. 시세의 조사는 모두 일일히 하지 못하므로 대부분 해당지역 부동산 업체가 시세를 조사하여 올린다.

4. 이러한 사이트들은 매물은 무지하게 많으나 대부분 부동산이 가짜로 올린 매물들이다. 전화걸면 '그건 팔렸고요...' 라고 안내한다. 아마도 부동산업체들이 자기 전화번호 올리려고 경쟁적으로 올리는 듯 하다.

5. 각각의 부동산 사이트를 좀 돌아봤지만 토론실이 가장 활발한 것은 부동산뱅크 였다.

이상이 부동산 사이트에 관련된 것들이고 이제는 그 내용에 대해

1. 늘 그렇듯 주제는 오를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과 내릴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의 대결구도. 예를 들면 어떤사람이 오른다고 주장하면 댓글로 '빚내서 사니 내릴 것 같아서 그러는거지?' 가 달린 다거나 내린다고 주장하면 '그래봤자 안내리니 지금이라도 빨리 사라' 라는 댓글...

2.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한 비판. 뭐 지금까지 그 정도 대책을 내 놓고도 부동산 오르는걸 잡지 못하니 그럴 수 밖에...

각각 어디서 퍼온글로 반박에 반박을 거듭하는데... 나름대로 추출한 몇가지 사항들은 다음과 같다.

1. 땅값, 오피스텔 값은 이미 폭락했다.

2. 거래 자체가 어렵다. (양도세 중과세, 실거래가 신고, 등등)

3. 아파트값이 내렸단 소리는 별로 없다. 그러나 올랐다는 소리는 간간히 있다. 사실 그나마도 거래가 없어서 확인 불가. (뭔 소리냐 하면 호가가 올랐다 내렸다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실제 그 가격에 거래가 없으면 아무 의미가 없음)

4. 대부분 내렸단 이야기는 토지나 오피스텔을 근거로 하고 있다. 반면 오를 것이라는 이야기는 소위 말하는 버블세븐 지역과 준 버블세븐 지역의 아파트 값을 근거로 하고 있다.

5. 버블세븐 지역의 재건축 아파트의 호가가 조금 떨어졌다. 말 그대로 '호가'가 떨어진 것이라 걸가 이루어져 호가가 시세가 되기 전까진 아무도 시세에 대해선 확신할 수 없다.

여기까진 대략 사실 나열이었고 이제부턴 추측.

1. 정부는 이미 신뢰를 잃은 듯 하다. 정부 관료들이 앞다퉈 '버블 붕괴'를 예언하지만 모두 시큰둥 하다. 이건 아마도 자업자득인 듯. 지금까지 수 많은 부동산 정책을 냈지만 그야말로 약발은 한달 정도 밖에 가지 않았기 때문. 게다가... 앞서 이야기한대로 이미 거래 자체가 수 많은 세금으로 꽁꽁 묶인 상태에선 아무리 버블이라도 터지지 않을 듯 하다. 비유하자면... 우유를 흔들면 거품이 난다... 그걸 터뜨리면 거품이 꺼진다... 그런데 거품을 너무 많이 낸 후 얼리면 거품이 꺼지지 않는다...(우유를 거품내서 얼린걸 아이스크림이라 한다) 지금은 얼어붙은 상태다. 그래서 버블 붕괴라고 경고해 봤자 거품이 터질 수가 없다. 얼어 붙었기 때문에.

2. 버블은 터지기 전까진 아무도 확신할 수 없다.

3. 강남집값이 20% 떨어지기 전에 이미 주가는 반토막 나고 경제는 바닥을 기고 있을 것이다.


여기서 부턴 추측

1.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건 풍부한 유동자금 때문이고, 풍부한 유동자금은 경기부양을 위한 저금리 정책 때문이다.

2. 정부는 이 부동자금이 증권이나 중소기업으로 몰려서 경기가 부양되기를 바라지만, 몽땅 부동산으로 몰리니 막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3. 부동산 쪽으로 몰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 양도세 실거래가 부과와 양도세 차익 환수 조치를 내림(부동산으로 번 돈은 회수 하겠단 의도)

4. 유동자금을 회수하려면 금리를 올리는 긴축정책이 필요한데, 금리를 올리면 가장 먼저 타격받는건 기업체들이란걸 모두 알고 있다.

5. 따라서 '부동산-only 금리 1%'를 위해 금리를 올리는 대신 부동산 보유세 1% 정책을 내 놓음.

이제부턴 집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심리 상상

1. 양도세 실거래가 부과와 차익 환수 때문에 비싼놈 하나로 몰기. 결론적으로 싼 아파트는 더 싸게, 비싼아파트는 더 비싸게 양극화 심해짐.

2. 보유세 1%가 아플 수도 있지만 어차피 양도해 봤자 양도세를 끔찍하게 물기 때문에 거래를 하고 싶던 말던 거래가 안됨. 예를들어 보유세 때문에 50평짜리 아파트 팔고 40평으로 간다고 치더라도 (1) 매물 자체가 없고, (2) 나중에 집값이 오르든 내리든 손해다.(오르면 집값이 오른 가격으로 보유세가 메꾸어질거고, 내리면 어차피 보유세도 따라 내리니 별 상관 없다)

3. 따라서 다주택 보유자도 팔지 않고 나중에 자녀 결혼하면 증여세 물고 증여를 하기로 결정한다. 지금 상황을 보면 자식 집하나 해 주기 힘든데 꾹 참고 버티면 나중에 그래도 애들 시집 장가 갈때 번듯하게 집하나 마련해 줄 수 있다.

4. 보유세는 1가구 1주택 보유자일 경우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 운좋게 (아니면 선견지명이 있어서) 좋은데 자리잡아 괜찮은 주거환경에서 평생 살아갈려고 하는데 팔 생각도 없는 아파트 시가가 올랐다고 시가의 1% (10억이면 천만원)를 내라는 건 무척 억울한 이야기다. 그렇다고 팔고 나가자면 무거운 양도세가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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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말한 대로 보유세란 것은 다른 말로 '부동산-only 금리' 인데 금리라는 것은 투자의 개념을 가지고 있다. 1가구 1주택에 팔 생각이 없는 사람에겐 가격의 의미가 없다.

내가 좋아하는 극단적인 상상을 이란걸 해 보자. 어떤 사람이 1억에 집을 샀고, 집을 산지 하루만에 집값은 100억이 됐다. 이 사람은 보유세로 일년에 1억씩 내야 한다. 10년동안 살다가 팔기 하루 전에 집값은 도로 1억이 됐다. 양도세는 내지 않지만 억울하지 않을까? 이 사람을 구제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나? 이 사람 입장에서는 end-to-end로 봤을 때 집값은 변동이 없다. 따라서 보유세라는게 시가로 매겨진다는 것이 무척이나 억울하고 비 합리적인 것이다. 팔기 전까진 집값이 얼마다라는 것을 알 수 없다. 만약 보유세가 제대로 먹혀들게 하려면 중간에 낼땐 내더라도 나중에 팔때 가격을 참고하여 그동안 받았던 보유세를 환급하는 조치가 필요할 것이다.

양도세'만' 메기는 것은 어떨까? 다시 극단적인 상상 들어간다. 이 사람이 1억에 집을 산 다음에 전국적으로 집값이 올라 100억이 됐다.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려한다. 비슷한 수준의 동네에 비슷한 크기의 집이 100억이다. 근데 양도세 차익 중과세 때문에 100억 중 50억은 세금으로 내야 한다. 50억으로 갈 수 있는 곳은 크기가 반 밖에 안되는 집이다. 갈등 때리다 걍 전세주고 그 동네 전세로 들어가기로 한다.

팔아서 현금을 쥐기 전까지는 그 아파트의 가격이 얼마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걸 전제로 세금을 메긴다는 것도 우스운 일이다. 팔아서 현금을 쥔다고 하더라도 비슷한 다른 아파트를 사는데 들어간다면 양도세 차익을 과세하는 것도 그리 합당해 보이진 않는다. 모두 억울한 사람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러한 불합리한 점은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부동산을 투자목적으로 활용한다는 전제가 깔려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동산을 사는 이유는 뭘까? 주식은 망하면 아무것도 없지만 부동산은 아무리 망해도 집은 남아있지 않은가? 물론 돈 빌려서 집 산사람들은 아니겠지만.

해결책은 뭘까? 나도 모르겠다. 그걸 알고 있다면 당장 번듯한 정책 만들어 제안했겠지 여기 이렇게 앉아있질 않았을 것 같다. 한가지 확실한 건, 사람들은 경제가 불안하면 완전히 망해도 집이라도 남는 부동산을 선호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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